일행삼매는 마음과 대상이 합일되어 얻게 되는 삼매이며, 반주삼매는 현재의 부처님이 바로 내 눈앞에 나타나는 삼매이다.
『반주삼매(般舟三昧)』(청구 임정자, 혜운)
일행삼매(一行三昧)는 마음과 대상이 합일되어 얻게 되는 삼매를 말한다. 『문수사리소설마하반야바라밀경(文殊師利所說摩訶般若波羅蜜經)』에서는 한 생각을 법계의 평등한 모습에 계연(繫緣)하는 것을 일행삼매라고 하였으며, 이 삼매를 닦으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고 설하였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어떻게 해야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반야바라밀경에 설하는 바와 같이 행하면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다. 다시 일행삼매가 있으니, 만약 선남자선여인들이 이 삼매를 닦는다면 또한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 문수사리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일행삼매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계(法界)는 일상(一相)이니, 법계에 계연하면 이것을 일행삼매라 한다.”
경에서는 모든 현상과 사물, 즉 성스러운 현상을 내는 원인이며 바탕인 진여 법계(法界)가 모든 현상의 차별도 없고 대립도 없는, 있는 그대로 평등한 한 모습[一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법계에 한마음, 한 생각이 계연하는 것을 일행삼매라고 설하였다. 이어서 부처님은 일행삼매에 들어가고자 하는 수행자들에게 어떻게 삼매를 닦아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만약 선남자선여인들이 일행삼매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마땅히 먼저 반야바라밀을 듣고 설한대로 배우고 익혀야 이후에 일행삼매에 들어갈 수 있다. 마음이 법계에 그대로 계연하면 물러남도 없고 무너짐도 없으며 생각으로 헤아릴 수도 없고 걸림도 없고 모습[相]도 없는 것과 같다. 선남자선여인들이 일행삼매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마땅히 텅 비고 한적한 곳에서 모든 산란한 생각을 버리고 겉모습을 취하지 말고 마음을 한 부처님과 계연하여 오로지 부처님 명호를 불러야 한다. 부처님이 계신 방향에 따라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향하여, 한 부처님을 매 순간 이어지게 염(念)하면, 곧 이 염(念) 가운데서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볼 수 있게 된다.”
경에 따르면, 일행삼매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우선 반야바라밀을 듣고 배운 대로 익히고 수행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한적한 곳에서 모든 잡념을 버리고 부처님을 생각하되 겉모습을 취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후 부처님을 향하여 몸을 단정히 하고 오로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거나, 부처님을 매 순간 이어지게 생각하면 그 마음 가운데서 삼세의 부처님들을 다 볼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일행삼매는 마음[念]과 대상[부처님이나 법계]이 계연하여 온전히 하나 될 때 얻게 되는 것으로서 반야바라밀을 통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하는 삼매이다.
이러한 일행삼매는 선(禪)과 천태·화엄·정토에 수용되면서 시대 상황과 수행 가풍에 맞게 변용하여 전해졌으나 그 본질적인 의미는 달라지지 않았다. 천태 지의(天台智顗)는 『마하지관(摩訶止觀)』에서 이와 같은 수행법 등을 행주좌와의 행위에 따라 유형화하여 사종삼매(四種三昧)로 구분하였다. 일행삼매는 한 부처님을 향하여 오로지 결가부좌하고 앉아 지속하여 관(觀)하면 마침내 시방 부처님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상좌삼매(常坐三昧)라고 하였다. 반대로 계속 걸으면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거나 부처님의 32상을 염(念)하거나 두 가지를 겸하여 닦는 상행삼매(常行三昧)가 있다. 이는 걸음마다 소리마다 생각마다 오직 부처님을 칭명(稱名)하거나 관상(觀想)하여 현재의 부처님이 자기 앞에 나타나게 되는 삼매로서 반주삼매(般舟三昧), 또는 불립삼매(佛立三昧)라고도 한다.
반주삼매(般舟三昧)는 현재의 부처님이 바로 내 눈앞에 나타나 있는 삼매라는 뜻으로 염불삼매의 하나이다. ‘반주’란 산스크리트어 ‘pratyutpanna’를 음사한 말로서 ‘나타난, 발생한’ 등의 뜻을 가지며 현재(現在), 현전(現前) 등으로 한역한다. 이 반주의 삼매를 성취하면 불현전(佛現前), 즉 부처님이 내 눈앞에 나타나게 되므로 불립(佛立), 상행(常行) 등으로 의역한다. 그래서 반주삼매를 반주정(般舟定), 제불현전삼매(諸佛現前三昧), 불립삼매(佛立三昧), 현재불실재전립삼매(現在佛悉在前立三昧) 등이라고도 한다.
『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에서는 반주삼매를 ‘현재의 시방 부처님들’을 바로 눈앞에서 보게 되는 삼매라고 하면서도, 대체로는 ‘아미타불’ 보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하여 후대의 반주삼매는 아미타불을 친견하기 위한 수행법으로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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