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양 언기는 휴정의 삼문수업을 체계화시켜 자기만의 교문, 선문, 염불문의 수행법을 제시하였다.
편양당 진영(고경)
편양 언기(鞭羊彦機, 1581-1644)는 청허 휴정의 제자로 가장 늦게 입문하였지만 가장 충실하게 심법(心法)을 이어받은 적사(嫡嗣)로 일컬어지며 청허계 4 문파 가운데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한 인물이다. 편양은 휴정의 경절문(徑截門)·원돈문(圓頓門)·염불문(念佛門)의 삼문수업(三門修業)을 체계화시켜 자신의 수행론을 설명하였다. 이는 휴정의 사상이 조선후기 불교계를 주도하게 만드는 역할이 되었다.
편양은 조선 백성들이 임진왜란 이후 매우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에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불법(佛法)의 위신력을 통하여 그들을 치유하고 제도하고자 다짐하였다. 그리하여 양을 기르고 숯장수, 물장수를 하면서 중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보살행의 실천으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노력하였다. 당시 유학자들은 비문(碑文)과 시문(詩文)을 통해 그의 인품이 수행자로서 위의(威儀)가 반듯했으며 평등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였고 설법함에는 곧고 거침이 없으며 덕과 재능을 모두 겸비한 인물이라고 묘사하였다.
이렇게 모든 이에게 존경받았던 편양은 임제(臨濟)의 선풍(禪風)을 계승하였으며 화엄(華嚴)·법화(法華)에 교학적 근거를 두고 유심(唯心)과 미타(彌陀)가 함께하는 정토관을 가졌다. 선사는 수행법으로 교문(敎門)과 선문(禪門), 염불문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중생의 근기에 따라 나눈 것일 뿐, 법에는 차별이 없음을 강조하였다.
편양당집(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편양은 붓다의 49년 설법은 중생들을 피안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이니 깨달음에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전이 필수라고 하였다. 중생의 근기가 다름으로 사교(四敎, 화엄·아함·방등·법화)를 설하였지만, 법(法)에는 깊고 얕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중근기와 하근기는 경전을 의지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교문을 정의하였다. 선사는 특히 『화엄경』, 『법화경』을 중요시하였다.
편양은 조사들의 직지인심(直指人心)의 격외선풍(格外禪風)은 뛰어난 상근기를 위한 최상승(最上乘)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선문도 이치의 길[理路]과 언어의 길[語路]을 빌어 하근기를 포섭하므로, 교(敎)는 하근기가 선(禪)에 들어가는 문이라고 하였다. 즉, 언어와 문자를 떠나 수행의 단계나 점차(漸次)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깨달음을 얻는 경절문의 격외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치와 언어의 길에서 이해하고 생각하는 원돈문의 의리선(義理禪)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격외선이니 의리선이니 조사선이니 하는 것도 수행자의 근기에 달린 것이라고 하였다.
편양은 염불문을 정토에 왕생하게 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며 모든 소원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수행문으로 이해하였다. 선사는 행주좌와 어느 때나 항상 서쪽을 향하여 아미타불의 모습을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잊지 않으면, 목숨이 마칠 때 아미타불이 연화대에 맞이할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말세 중생 가운데 법음(法音)을 직접 듣지 못한 이들을 위하여 16 관문(觀門)을 따로 세우고 지극한 정성으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염(念)하면 정토에 가서 태어나게 하며, 염불을 통해서 모든 고난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무슨 소원이라도 다 이룰 수 있다고 설하였다. 더불어 편양은 마음이 곧 육도만법(六道萬法)이며 마음을 떠나서는 붓다도, 육도 선악의 모든 경계도 없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염불하는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면 사바세계가 곧 연화대라는 시를 쓰기도 하였다. 목숨을 마칠 때의 염불 요령에는 붓다의 경계나 지옥의 경계나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으면 마음과 경계가 하나 되어 범부와 성인, 선과 악의 차별을 뛰어넘는 불이(不二)의 경지에 이를 것이라고 하였다.
편양당집 제2권 - 禪敎源流尋釰說 ①(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편양당집 제2권 - 禪敎源流尋釰說 ②(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이처럼 편양은 교문은 선문에 들어가기 위한 문이고, 선문 가운데 경절문은 화두를 통하여 단박에 깨닫는 것이고, 원돈문은 자성이 본래 청정함을 비추어 보아 깨닫는 것이며, 염불문은 염불을 통해 정토에 왕생하여 깨달음을 완성한다는 자기만의 수행론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근기가 비록 셋이지만 법은 하나이다. 문은 비록 세 개를 세웠지만 이르는 경지는 둘이 없다. 그렇다면 참선이 곧 염불이고 염불이 곧 참선이니 애초에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라면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삼문(三門) 수행의 목적에는 본래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편양당집 제3권 - 上高城(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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