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허 득통은 염불선을 통한 유심정토 자성미타의 정토사상으로 민중불교로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함허당 득통 기화(涵虛堂 得通 己和, 1376-1433)는 여말선초의 선사로서 ‘설의(說誼, 옳은 해석)’ 논법을 통해 회통사상을 주장하였다. 이는 당시 숭유억불 정책으로 위축되었던 불교를 존립시키고자 했던 노력이었고, 선교(禪敎)를 회통하여 불교계를 단합시키려는 의지였다. 더불어 유교로부터 불교를 보호하기 위한 불유일치(佛儒一致)의 논리 개발과 삼교일치(三敎一致)로 불교의 존재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당시의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함허당 득통은 당시의 불교를 재정비하기 위해서 설의를 통한 회통의 논리로 선과 교를 일치하는 사상을 펼쳤으며, 더불어 민중과의 소통과 교화를 위해 선(禪)과 정토가 둘이 아님을 주장하였다.
기화는 선(禪)을 통한 자력 수행뿐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정토사상의 염불 공덕을 수용하였는데,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기도나 재의를 권장하고 그 법주가 되어 설법도 많이 하였다. 선사가 원경왕태후(元敬王太后, 태종의 왕비이자 세종의 모친)의 명복을 빌어 주어 왕실의 신뢰와 존경을 얻었던 인연은 숭유억불 시대에 불교가 대중에게 인정받는 효율적인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기화는 『아미타경찬(阿彌陀經贊)』, 『미타찬(彌陀贊)』, 『안양찬(安養贊)』 등을 저술하여 염불 공덕과 극락왕생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노력은 대중을 융화시키고 민중불교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이 되었다. 선사는 대중적인 정토신앙을 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정일치(禪淨一致)와 염불선(念佛禪)의 근거로 마음에 정토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정토는 타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천당이라고 하는가. 무엇을 불찰(佛刹)이라고 부르는가. 마음이 편안하고 한가하면 그것이 바로 천당이고, 마음이 깨끗하면 그것이 바로 불찰이다.[1]『함허당득통화상어록』
송혼하어(送魂下語) ①(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기화는 선종(禪宗)의 관점에서 정토신앙을 받아들였다. 선사는 모든 것을 마음의 문제로 보았다. 그래서 ‘평소에 참선하던 공력과 여러 성인의 도움에 의지해 자성미타(自性彌陀)를 보고 유심정토(唯心淨土)에 도달하라’며 스스로 노력하여 마음의 정토를 찾으라는 유심정토를 중요시했으며, 더불어 염불이나 참선을 통해 자성미타를 증득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기화는 무학 자초(無學自超)의 법을 계승한 선사이면서도 염불향사(念佛香社)를 결성하여 아미타불을 관상(觀想)하고 그 명호를 전념(專念)하는 염불 수행자였다. 염불향사는 선사가 사형(師兄) 혜봉(惠峰)을 위해 설한 ‘송혼하어(送魂下語)’에 언급되어 있다.
혜봉 각영(覺靈)이시여, … 내가 지금 생각해보니 사형께서는 생전 평소에 아침저녁으로 대승경을 염송(念誦)하시고 발원 회향하였습니다. 저도 그로 인해 염불향사를 결성하여 아미타부처님을 오로지 관상(觀想)하고 부처님 명호를 한결같이 칭념(稱念)하였습니다.[2]『함허당득통화상어록』
송혼하어(送魂下語) ②(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송혼하어(送魂下語) ③(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기화의 염불향사에 관한 자료는 이 글에 언급한 한마디가 유일하여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하어(下語)에 의하면, 염불향사는 아미타불을 오롯이 관상하고 칭념하는 수행 결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염불향사는 염불하고 향 사르는 무리의 모임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는 수행자들이 뜻을 같이하여 아미타불을 관상하고 그 명호를 부르는 염불 수행을 닦았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화가 주장한 회통사상과 염불선을 통한 유심정토 자성미타의 정토사상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숭유억불의 시대에도 왕실과 대중 모두의 마음에 민중불교로서 자리 잡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송혼하어’ 속 ‘염불향사를 결성하였다’는 기록 등을 통해, 일상에서 아미타불을 오롯이 관상하고 칭념하였던 염불수행자이며 선사(禪師)인 기화의 염불왕생 및 정토관을 엿볼 수 있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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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 1 『함허당득통화상어록』
- 주석 2 『함허당득통화상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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