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묘 요세의 만덕산 백련결사 보현도량은 천태사상에 기반한 법화참법과 구생정토의 수행법을 특징으로 한다.
원묘국사 요세(금강신문)
고려 후기의 결사는 당시의 타락한 불교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원묘 요세(圓妙了世, 1163-1243)는 1198(신종 1)년 개경의 천태종 사찰 고봉사(高峰寺)의 법회에 참석했다가 크게 실망하여 신앙 결사에 뜻을 두게 되었다. 이후 지눌의 권유로 수년간 함께 수선(修禪) 정진하다가 천태교관(天台敎觀)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이러한 사상적 방향 전환의 계기는 요세가 1208(희종 4)년 영암 월출산의 약사난야(藥師蘭若)에서 거주할 때, 영명 연수(永明延壽)가 『선종유심결(禪宗唯心訣)』에서 지적한 120병(病)을 극복하려면 천태 지자(天台智者)의 묘해(妙解)에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한 데서 비롯하였다. 이후 요세는 천태의 일심삼관(一心三觀)을 계승하여 『묘종초(妙宗鈔; 觀無量壽佛經疏妙宗鈔)』를 즐겨 강의하였으며, 대중을 이끌고 맹렬하게 참회행(懺悔行)을 닦아 ‘서참회(徐懺悔)’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요세는 혹한과 폭염에도 쉬는 날 없이 날마다 53불(佛)을 12편(遍) 정례(頂禮) 하며 참회행을 닦았다고 한다. 53불은 「삼겁삼천불연기(三劫三千佛緣起)」[1]『過去莊嚴劫千佛名經』:「三劫三千佛緣起」(T14)에 의하면 삼겁삼천불이 깨달음을 얻기 이전, 인행(因行)을 닦을 때 듣고 기억했던 부처님들의 명호이다. 이 53불은 사중금죄(四重禁罪), 오역십악(五逆十惡), 정법비방(正法誹謗) 등의 중죄(重罪)를 참회하고자 할 때 그 참회를 받아주는 부처님들로서 깨달음을 이루는 데 필요한 참회행의 주존불(主尊佛)이다.
요세는 천태가 『묘종초』를 강설하는 꿈을 여러 차례 꾸게 된 계기로 일심삼관을 계승하였다고 한다. 일심삼관이란 수행 중에 나타나는 한마음[一心]의 변화 작용을 공(空)·가(假)·중(中) 삼제(三諦)에 따라 공관(空觀), 가관(假觀), 중도관(中道觀)으로 세운 관법(觀法)을 말한다. 요세는 『묘종초』에 담긴 “이 마음으로 부처가 되며,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다.”라는 부분을 늘 강조하며 일심삼관의 핵심 교지를 드러내었다. 또한, 당시 낮은 근기의 중생들을 위해 부처님의 본원력(本願力)에 의지하는 참회와 염불 수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백련결사(白蓮結社)를 실천하였다.
만덕산(萬德山)으로 주거를 옮긴 요세는 1232년 백련사(白蓮社)에 법화도량(法華道場)을 개설하여 『법화삼매참의(法華三昧懺儀)』에 근거한 「법화삼매참」을 닦았다. 이 법화도량을 보현도량(普賢道場)이라고 하는데, 이는 혜사의 법화도량 이름을 빌려 법화참법을 실천한 도량이기도 하며, 또 『법화삼매참의』에 나타나는 참회행의 주존(主尊)이 보현보살이기 때문이다. 이 보현도량은 삼칠일 닦는 「법화삼매참」을 통해 온 나라 각계각층 사람들에게 믿음을 일으키고, 입으로 경을 외는 것[誦經]과 마음으로 선관(禪觀)을 행함이 서로 걸림이 없어, 법화 일불승(一佛乘)의 뜻을 그대로 구현해 내는 결사 도량이었다. 요세는 참선하고 틈이 있을 때마다 『법화경』 1부(部)를 외우고, 준제(准提) 진언을 1천 편(遍) 염(念)하고, 나무아미타불 명호를 1만 번 소리 내어 염불하는 것으로 일과(日課)를 삼았다고 한다.
고려 원묘국사 요세(금강신문, 월간 금강)
백련결사 보현도량의 소의경전인 『법화경』과 『법화삼매참의』에는 구생정토(求生淨土)의 발원이 포함되어 있다. 『법화경』에는 정토와 관련한 내용이 곳곳에 설해져 있다. 「화성유품」에는 대통지승불의 16 왕자들이 『법화경』을 읽고 강의하며 오랫동안 수행하여 8방(方)의 부처가 되었는데, 그중에 한 분이 아미타불이라고 한다. 「오백제자수기품」에는 부루나에게 수기(授記)하는 부분에서 정토를 묘사하고 있으며, 「약왕보살본사품」에는 이 경을 듣고 설한 대로 수행하면 아미타불 처소에 난다고 하였다. 또 「관세음보살보문품」에는 서방 정토 아미타불의 명(命)을 받아 관세음보살이 온다고 하는 내용이 설해져 있다. 이는 모두 구생정토를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법화삼매참의』의 5회(會) 수행에서도 ‘참회(懺悔)·권청(勸請)·수희(隨喜)·회향(廻向)’ 이후에 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발원(發願)’을 행한다. 발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저 비구 ○○는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합니다. [제가] 목숨이 다할 때 정신이 산란하지 않고 정념(正念)으로 곧바로 안양(安養=정토)에 왕생하여 아미타불을 받들어 모시고 성인들을 만나서 십지(十地)를 수행하여 훌륭하고 영원한 즐거움을 얻기를 원하옵니다.
이처럼 원묘 요세의 만덕산 백련결사 보현도량에서는 『법화경』을 매일 수지 독송하여 경전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구생정토를 발원함으로써 법화참법과 미타염불이 둘이 아님을 실천 수행하였다. 또한, 참회행을 통해 낮은 근기의 범부와 성인이 모두 함께 성불하기를 발원하는 일불승의 사상이 빛나는 결사 도량이었다. 정토신앙을 가진 백련결사는 신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은 민중불교운동이었다. 이 결사에 동참한 사부대중은 기록된 입사자만 3백 명이 넘었고 경전독송자는 1천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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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 1 『過去莊嚴劫千佛名經』:「三劫三千佛緣起」(T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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