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현상을 사띠 할 때 앞으로 나타날 현상을 예상하거나 대상을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위빠사나 수행은 스승이나 각각 센터마다 조금씩 다른 지도 방법을 채택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위빠사나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마하시 수행법을 기준으로 수행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을 점검해 보자.
〈그림 1〉 사띠
먼저 위빠사나 수행 중에 몸과 마음의 현상을 사띠(sati) 할 때 앞으로 나타날 현상을 예상하거나 기다리면 안 된다. 무언가를 예상하거나 기다린다는 것은 조작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행자는 현상을 조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띠를 위해 두드러지는 대상을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수행자는 사띠하기 위한 대상을 잡기 위해 어떤 현상이나 행동을 고의로 만들면 안 된다. 이러한 행동은 탐욕을 불러일으키며 조작된 대상을 쉽게 바라보는 맛에 길들어져서 실상을 보기 어렵게 만든다. 결국, 몸과 마음에 힘이 들어가 수행이 점점 어려워진다. 또한, 수행자에게는 통증을 싫어하는 마음이나 장애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싫어하는 마음은 성냄을 일으키고 좋아하는 마음은 탐욕을 일으킨다. 현재의 불편함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탐욕과 성냄을 일으키기보다 그 불편함을 인정하고 수용하여 지금 나타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사띠해야 한다.
〈그림 2〉 알아차림
장애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괴로운 느낌은 수행 전에도 항상 우리 일상에서 생멸하고 있었다. 수행자의 마음이 고요해지고 사띠와 집중하는 힘이 좋아지면서 새로 발생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뿐이다. 통증은 조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행하면서 나타나는 통증은 수행자의 수준에 맞추어 경험하게 되는 현상이다. 장애는 맞춤형이다. 수행 중에 나타난 현상은 수행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통증에 대해 두려움 없이 정확하게 사띠하여 통증의 사라짐을 여실히 보아야 한다. 그러면 그 통증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수행자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기존의 선입견을 내려놓아야 한다. 위빠사나 수행 중에는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자기 판단을 내려놓고 무엇이 나타나든 받아들이려는 수용적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 수행이 잘된다거나 잘 안된다고 판단하게 되면 탐욕과 성냄이 생겨난다. 수행의 목적은 탐진치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좋고 싫음을 떠나 판단하지 않는 마음으로 사띠하면 수행이 바르게 향상될 것이다.
관찰 대상을 놓친 생각은 망상이다. 망상은 매우 교묘하지만, 망상을 확인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사띠를 놓쳤으면 망상이다. 수행자는 이러한 생각도 놓지 말고 사띠해야 한다. 망상도 사띠의 대상이다.
특별한 현상도 관찰의 대상이다. 일부 수행자들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느낌이나 빛, 숲속, 구름, 길, 사람들, 동물, 해골, 시체 등을 보거나 즐기기도 한다. 또는 좋은 경험을 은근히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특별한 현상은 내면화 작용과 집중이 만들어 낸 허상이다. 마치 꿈처럼 생각에 이름 붙인 개념들이다. 이러한 현상에도 집착 없이 사띠하면 곧 사라진다. 수행자는 무엇이 대상으로 나타나든 그 현상을 선명하게 사띠하겠다는 결심으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명확하게 관찰해야 한다.
마지막 주의점은 희열(pīti, 기쁨)에 관한 것이다. 수행자는 위빠사나 수행이 향상되면서 희열에 의해 일어나는 흔들림, 전율, 진동, 쾌감, 소름 등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희열을 즐기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한다. 희열은 수행을 더욱더 정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강한 집착을 만들어 탐욕을 일으키게도 한다. 이것도 관찰 대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희열이 소멸할 때까지 사띠하고 그 소멸을 분명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희열의 실제 모습과 소멸을 분명히 알아야 집착하지 않는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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